운명에 의지하는 마음
부적을 사는 이유
새해가 밝았다. 해가 바뀔 때마다 사람들은 늘 다짐한다. "올해는 꼭 좋은 일이 생기겠지." 그리고 그 다짐과 함께 늘 찾아보는 것이 있다. 바로 운세를 보는 일이다.
우리 세대는 어릴 적부터 명절이면 부모님이나 친척들이 모여 앉아 토정비결을 보며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그러니, 운세와 관련된 이야기가 낯설지 않게 여겨졌다. 그러다 나이가 들고 현실의 고뇌가 쌓여가면서, 자연히 신수를 보기 위해 운명철학관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이었을 것이다. "올해는 어떨까?" "내가 원하는 일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이 마음속에 맴돌며,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한 번쯤 가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철학관에서 들은 말들은 마음을 흔들기 마련이다. 예상치 못한 점괘와 함께 나타난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은 묘하게 사람들을 매혹시킨다. 그 말들은 마치 예상하지 못한 상황 속에서 조금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끄는 길잡이 같다.
"올해는 조금 신경 써야 할 시기입니다. 특히 건강과 직장에 있어 변화가 있을 겁니다."
그런 말을 들으면 조금 놀라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것을 받아들이며 마음속으로 대비하려 한다. 그리고 점차, 운명의 흐름을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된다. 운명이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법이라면, 그 흐름을 잘 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자주 철학관을 찾게 된다. 그곳에서 나온 후에는 어떤 불안한 마음이 사라지고,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역술인이 조언하는 대로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려는 마음은 마치 안전망을 찾은 것 같다. 어느 날, 역술인이 부적을 권유한다. "이 부적을 가지고 있으면 올해 운이 더 좋아질 겁니다. 특히 힘든 일이 있을 때 큰 도움이 될 거예요."
부적을 사는 일은 처음에는 너무도 생소하고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그 순간 내면에서 뭔가 작은 희망이 피어나는 느낌을 받는다. 부적을 사면 정말 운명이 바뀔까? 아니면 그저 자신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한 하나의 도피일까? 부적을 손에 쥐고 집으로 돌아오며 자신도 모르게 한 가지 결심을 한다. "올해는 내가 이 부적을 믿고, 더 나아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운명을 믿는다는 것은 때로는 나약함을 인정하는 것일 수 있다. 우리가 직면하는 불확실한 미래를 조금이라도 더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이 절실한 것이다. 신수를 보거나 부적을 사는 일이 그 자체로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과 대면하고, 불안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랠 수 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여전히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을 안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불확실성을 조금 더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한다. 운명에 의지한다고 해서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부적이나 점괘는 그저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하나의 방법일 뿐, 진정한 변화는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임을 깨닫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운명을 믿으며 오늘을 살아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