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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싫어하는 사람_2화

헬스장의 풍경

아파트 단지 내 헬스장에 다닌 지 3개월. 이제는 이 공간이 낯설지 않다. 신발을 벗어 라커에 넣고, 운동복을 매만지며 오늘의 루틴을 떠올린다. DRAX 러닝머신 위에서 천천히 걷다가 뛰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익숙한 얼굴들이 눈에 들어온다.

먼저, 러닝머신 끝쪽에는 늘 같은 사람들이 있다. 봄철 마라톤 대회에 나갈 듯한 이들은 한결같이 속도를 올려 30분을 내리 달린다. 흔들림 없는 리듬, 군살 하나 없이 단단한 허벅지 근육. 거친 숨소리마저 흐트러지지 않는다. 마치 한 몸처럼 기계와 하나가 되어 달리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나는 달리고 걷기를 반복하는데 그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멈추지 않는다. 같은 공간에서 운동하지만, 그들의 세계는 조금 다르다.

그 옆에는 또 다른 무리가 있다. 중량을 추가한 레그 프레스, 끊임없이 반복하는 어시스트 풀업, 덤벨을 들고 힘차게 밀어 올리는 어깨 운동. 이들은 땀에 젖은 얼굴로도 흐트러짐이 없다. 집중하는 눈빛, 쉬는 시간조차 아까운 듯한 태도. 이쯤 되면 운동이 아니라 수행에 가까워 보인다. 다들 어딘가 운동 중독자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눈빛 속엔 목표를 향한 집중력이 가득하다.

그 사이에서 나만의 운동을 이어간다. 러닝머신, 자전거, 스쾃, 레그 컬, 레그 프레스, 숄더 프레스…. 아직 모든 기구가 익숙한 것은 아니지만, 점점 내 몸에 맞춰가는 느낌이다. 처음보다 자세도 안정적이고, 근육도 조금씩 반응하고 있다. 운동을 마친 후의 개운함과 성취감은 여전히 강렬하다.

언젠가 나도 저들처럼 단단한 몸과 태도를 가지게 될까? 아니, 그보다 중요한 건 꾸준히 이곳에 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목표로. 계속 나아가고 있다.

- 운동하는 몸, 운동하는 마음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오래가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니까. 하지만 어느새 3개월에 접어드니 헬스장에 가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오히려 운동을 거르면 몸이 이상한 느낌이 든다. 마치 뭔가 중요한 걸 잊어버린 것처럼 찜찜하다.

헬스장은 아파트 단지 내에 있고, 가까워서 부담이 덜하다. 익숙한 길을 따라 운동복 차림으로 걸어가면, 벌써 몸이 반쯤 깨어나는 기분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기계 소음이 귓가를 맴돈다. 러닝머신에 올라 천천히 걷다가 속도를 올려 뛰기 시작하면, 하루 동안 쌓였던 묵직한 생각들이 하나씩 흩어진다. 숨이 가빠질수록 머릿속은 맑아진다.

처음엔 낯설기만 하던 헬스장이 이제는 익숙한 공간이 되었다.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로 향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눈에 익는 얼굴들도 생겼다.

운동복도 새로 장만했다. 처음엔 대충 입고 갔지만, 이제는 몸에 맞는 옷을 입고 거울 앞에서 자세를 가다듬는다. 아직은 배가 완전히 들어가지 않아서 자세가 어색할 때도 있지만, 예전보다는 훨씬 자연스러워졌다.

운동을 마치고 마사지기로 근육을 풀 때면 묘한 성취감이 밀려온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의 나는 지금의 나를 상상할 수 있었을까? 헬스장에서 땀을 흘리며, 다른 사람들의 노력을 보며 자극을 받고, 운동이 끝나면 개운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삶.

꾸준히 하는 것, 그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배워간다. 언젠가는 나도 누군가의 눈에 ‘운동하는 사람’으로 비칠 날이 오겠지.

운동을 시작한 이유가 뭐였든, 이제는 운동하지 않으면 허전한 몸이 되었다. 몸이 움직이니 마음도 움직인다. 더 나아지고 싶고, 더 꾸준히 하고 싶다. 어쩌면 운동은 단순히 몸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나를 단단하게 다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꾸준히, 묵묵히, 계속 나아가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