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41) 썸네일형 리스트형 시간 여행 - 동전 속에 담긴 시간책상 서랍을 열었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동전들이 빛바랜 저금통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하나둘 꺼내어 보니 저마다의 얼굴을 하고 있다. 1원짜리는 보이지 않고, 5원짜리는 딱 하나. 10원, 50원, 100원짜리는 수북하게 쌓여 있다. 연도별로 정리하며 동전을 하나씩 손끝으로 굴려보다가 문득 세월이 스며든 기억들이 떠올랐다.가장 오래된 동전은 1972년의 10원짜리였다. 다보탑이 정교하게 새겨진 이 동전을 보니, 초등학교 5학년 때의 내가 떠올랐다. 전교 어린이회장단 자격으로 다른 학교에 방문했던 기억. 낯선 교정의 풍경과 쑥스러워하던 아이들, 그리고 그해의 10월 유신. ‘100억 불 수출, 1,000불 국민소득’이라는 구호가 곳곳에 나부꼈던 시절이었다. 손바닥 위에 올려둔 1.. 통영의 봄길 맞이 - 도원결의의 끈끈한 우정, 통영에서 피어나다내가 대학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도원결의’ 모임의 삼총사(나와 선·후배)는 40년 넘게 우정과 우애를 쌓아왔다. 부부 동반으로도 자주 만나 삶을 나누며 함께한 시간이 인생의 한 부분이 되었을 정도로 친밀하다.지난달, 신년을 맞아 단합대회를 겸해 부부 동반 겨울 바다 여행을 계획했다. 처음에는 내가 자주 이용하는 제주 민박집을 고려했으나, 눈이 많고 바람이 매서워 남해안을 선택했다. 마침 삼총사 중 후배인 교수님의 딸이 검사로 근무하는 통영이 여행지로 정해졌다.통영은 과거 ‘충무’라 불리던 도시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연관이 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게다가 국가와 군에서 지엄한 법을 다루는 후배 딸 부부가 신혼을 보내는 둥지이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우리는 .. 일론 머스크의 선택 다부인과 다자녀, 일론 머스크의 선택을 바라보며최근 몇 년 사이, 세계적인 기업가 일론 머스크가 여러 여성과의 관계를 통해 많은 자녀를 두고 있다는 사실이 종종 뉴스에 오르내린다. 그는 전처들과 아이들을 두었고, 심지어 비밀리에 자녀를 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머스크는 인구 감소를 우려하며 다자녀를 갖는 것이 인류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의 선택을 보며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해야 할까?한 남성이 여러 여성과 관계를 맺고 많은 자녀를 두는 것, 그것은 전통적으로 '부의 상징'이자 '강한 유전자의 확산'으로 여겨지던 시대도 있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그러한 삶의 방식은 흔하지 않으며, 다부인은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된다.머스크의 사례를 놓고 보면, 그는 단순한 .. 가을 제주 힐링 여행 10월 말 제주도 10월 말 제주도는 가을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이다. 이때를 즐기기 위한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 제주도의 가을 단풍은 아름답고 다채롭다. 한라산, 송악산, 관음사 등에서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한라산 탐방로는 화려한 단풍으로 물들어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다. 하지만 올해는 늦더위로 11월 중순은 되어야 제대로 된 단풍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제주 올레길은 다양한 코스가 있어, 가을의 선선한 날씨에 걷기 좋은 선택이다. 특히 4코스(표선-남원)와 7코스(세화-화도), 10코스(화순-모슬포)는 바다와 산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추천한다. 산굼부리나 송악산, 많은 오름에서 아름답게 피어 있는 억새를 감상할 수 있다. 가을의 끝자락에 장관을 이루는 억새풀.. 10월의 제주 여행 제주 반창회 올 4월부터 제주 성읍의 ‘별다락민박’을 연세(年稅)로 계약한 친구들 7명과, 민박집을 소개해준 제주 정착 이주민 친구, 그리고 고3 같은 반 친구 둘까지 합세하여 10명이 모여 미니 반창회를 열기로 했다. 다들 바쁜 친구들이라 미리 8월 중에 모임 날짜를 정하였다. 10월이면 가을이 무르익고 억새풀을 구경하리라 기대하면서 날을 잡았는데, 아직도 무더운 여름의 여기(餘氣)가 가시지 않은 날씨였다. 제주에서 연세살이(1년간 집세를 미리 내고 사는 것)는 많은 사람들이 도시의 복잡함을 떠나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추구하는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제주도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더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생활비, 편안하고 느린 생활 속도 덕분에 연세살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이다... 미니멀리즘 - 버리고 난 후의 풍요로움언젠가부터 집안은 물건들로 가득 차 있다. 새로 샀지만 몇 번 입지 않은 옷, 열심히 사용했지만 이제는 구석에 방치된 물건들. 그것들을 바라보며 이상한 허전함을 느꼈다. 분명히 갖고 싶어서 샀는데, 왜 내 마음은 만족하지 못하는 걸까?보통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스마트폰을 열어 온라인 쇼핑몰을 둘러본다. 광고는 끊임없이 우리를 유혹한다. "이걸 사면 당신은 더 행복해질 거예요." 모델들은 환하게 웃으며 완벽한 일상을 연출한다. 우리는 그 미소를 좇아 또 다른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는다. 그러고는 한순간의 만족을 느낀다. 하지만 택배 상자가 도착하고 비닐을 벗겨낸 순간, 그 설렘은 곧 사라지고 만다. 그리고 또다시 새로운 것을 찾는다.어느 날, 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다. "L.. 허세의 무게와 가벼움 대치동 몽클레어 맘강남 대치동, 그곳은 단순한 지역명이 아니다. 대한민국 교육열의 상징이며, 동시에 ‘허세’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스며든 공간이기도 하다. 얼마 전 개그우먼 이수지가 패러디한 유튜브 영상 속 ‘몽클레어 입는 엄마’는 그 현상을 날카롭게 풍자했다. 영상 속 엄마는 한때 명품 패딩으로 위엄을 과시했지만, 이제는 그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왜일까? 명품 브랜드의 유행이 지나서일까, 아니면 우리 사회가 보여주기식 소비에서 벗어나고 있어서일까?이 영상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왜 우리는 그렇게까지 보여주고 싶어 했을까?’ 아이의 학원비보다 더 비싼 패딩을 걸치고, 같은 브랜드를 입지 않는 엄마를 은근히 배제하던 그 시절. 그 무게를 견디다 못해 이제는 하나둘씩 몽클레어 패딩을 벗고 있는 것.. 다이소와 약국 영양제 판매의 나비효과- 가격의 의미초저가 생필품 판매점인 다이소에서 영양제를 비롯한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3000원~5000원에 판매한다는 뉴스를 접했다. 익숙한 브랜드의 제품들이 기존 가격의 6분의 1 수준으로 나온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사람들은 놀랐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두 부류로 나뉘었다. 소비자들은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비싸게 주고 샀던 거지?"라며 분노했고, 약사들은 "약국을 배신한 제약사를 보이콧하겠다"며 반발했다.가격이 이렇게 확 내려갈 수 있다면, 그동안의 가격은 무엇이었을까? 제조 원가는 비슷할 텐데, 약국에서 팔릴 땐 2~3만 원이던 것이 다이소에서는 5000원이 된다는 점이 아이러니했다. 물론 약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단순한 유통이 아니라 약사들의 상담과 신뢰가 포함된 가격.. 쇼핑의 음모 소비의 유혹과 그 끝에 남겨진 것들며칠 전, 아내가 다큐멘터리를 하나 추천해 줬다. "지금 구매하세요: 쇼핑의 음모". 제목부터가 날카롭다. 평소에도 소비에 대한 고민을 해왔던 터라 호기심이 발동했다. 보자마자 빠져들었고, 끝날 때쯤엔 마음이 무거워졌다.- 소비의 늪에서 길을 잃다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쇼핑의 음모'를 보고 난 후, 손에 쥔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것들을 무의식적으로 구매해 왔던가.꼭 필요해서라기보다는 광고가 유혹해서, 세일이라는 마법 같은 단어에 이끌려서, 1+1이라서,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말에 속아서, 혹은 단순히 무료 배송이라는 이유만으로 ‘장바구니 담기’ 버튼을 눌렀던 순간들이 머릿속을 스쳤다.이 다큐멘터리는 우리가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된 소.. 한여름의 제주여행 피서? 혹서 참아내기? 한여름의 제주여행은 피서인가? 아니면 혹서 참아내기인가? 8월 20일 태풍 종다리의 눈이 지나간다는 예보가 있었던 오후에 제주에 무사히 착륙했다. 태풍전야의 고요함이 느껴졌다. 참고로 종다리는 북한에서 붙인 종달새를 의미한다. 제주도에서 한여름을 나는 방법은 상대적으로 온화한 여름 기후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활용해 쾌적하게 보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한다. 제주도에는 '함덕해수욕장'과 '표선해수욕장' 등 아름답고 깨끗한 해변이 많고, 해수욕은 더위를 식히며 여름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이다. 또한 숲과 자연 속에서의 더위 피하기도 있다. '절물자연휴양림'에 가면 울창한 삼나무 숲과 함께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여 산책이나 피크닉을 즐기기에 좋다. '사려니숲길'.. 이전 1 2 3 4 5 다음 목록 더보기